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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아부지에게 나는 마슴이었다 열살적에 바지게을 마쳐주고 산에들로 나갈때면 무조건 나를 앞세웠다 쏘낙비속에 모을 내면서 거머리에 뜯겨 붉은 피가 나도, 한여름 때악볕에 논을 매며 시퍼리에 뜻겨도 끝까지 함께 해야 했다 아부지는 내게 산이었다 장딴지 굵은 심줄은 고드름처럼 투명했고 낫을 잡은 손은 세상을 다 베어버릴듯한 무사의 손이었다 한번도 치사을 듣지 못하고 일하다 던져 주던 개떡 한쪼가리 참, 그것이 유일한 아부지 상이였고 꾸역 꾸역 삼키며 흙으로 채우던 시간들, 오늘 갈배추 밭에서 눈뜸을 가르쳐준 대지의 가슴속으로 내가 아부지가 되어 아부지 밭가랑에 서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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