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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하루가 천리고 하루가 천금이다 > > 군 생활중 엄니 수많은 글귀속에 아직도 뚜렷하게 심장에 새겨신 글이다 > 엄니는 하여간 사흘이 멀다하고 편지를 보내주셨다 내용이 뻔한 안봐도 다 알수 있는 내용이라고 나는 뜯어 보지도 않고 하급자에게 대필 편지도 쓰게 했지만 그 걸 모르시겠는가, 얼마나 황당 했을까 아들도 아닌데 아들이라고 하니 참으로 철없고 몹쓸 아들이었다 > > 엄니는 하도 내편지가 없자 기어히 부대로 면회를 오셨다, 오월 더덕이 물이 오르고 전선에도 봄은오고 ,우리부대는 진지 보수공사로 최전방에서 야영을 하고 있었을때다 > 벌교에서 순천으로 순천에서 용산역으로 마장동에서 철원 버스을 타고 부대까지 장장1박2일 동안 완행만 타고 아들 찾아 부대까지 떡 한말 안고 그 먼길을 왔는데 훈련중이라 면회가 않된다고 하자 엄니는 내가 아들 볼라고 전라도 벌교에서 이틀 걸려 천리길을 왔는디 우리아들 못 보고는 나는 절대로 못가요, 하며 부대에서 농성을 하니 어쩔수 없이 부대장 찝차로 민간인 통제구역까지 들어와 기어이 아들을 만나 볼수가 있었다 > > 양단 치마 저고리에 가방도 아닌 석작 하나 안고 > 천리길을 오신 어머니, 여기까지 오다니 나는 반가움 보다 왠지 짜증이 슬며시 밀려오고 가져 온것은 뭐요 하니 석작을 열어 보이며 쑥이 부드러워 쑥인절미 좀 해왔다, 무거운데 뭘 그런걸 해왔어요, 그래도 엄니가 왔는데 어찌 빈손으로온다냐 친구들과함께 입놀이라도 좀 해야지 하면서 제대가 몇달밖에 않남았는데 어째서 편지 한장 없었냐 뚝따묵고 뚝따묵고 그래야 쓰것냐 날마다 오늘오늘 하면서 행여나 오늘은 오늘은 하다가 모심기전에 갔다 와부러야 속이 씨원 할것 같아서 왔다 > 인자 니 얼굴 봤으니 됐다, 엄니는 천리길이 어쩌고 천금같은 자식들이 어쩌고 하시며 뭐라고 혼자 중얼 거리는데 내 귀에는 하나도 들려 오지 않았다 > > 천리 천금이 뭔 소리인지 그때는 알려고 생각조차 않해 봤고 지금 생각해보니 내 편지 한장을 기도하는 마음으로 기다리는 간절한 모정의 애틋함인듯 하고 > 더 깊은 뜻은 아직도 잘 모르겠다 > > 오늘은 내글을 그렇게 묵매기다리시던, 내가 엄니가 되어, 이젠 오지도 않을 엄니 편지 한장을 기다리고 있다, > 하루를 천리로 하루를 천금으로 > > 어머니 박춘엽 ( 1920~199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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