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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혜화동 > -재능천막 농성장 > > > 봄이 가고 여름이 갔다 > 여름이 가고 가을이 왔다 > 솔직히 말할게 > 나는 울고 있지 않았어 > 살이 두 근쯤 쪘고 얼굴 한 쪽은 뚱뚱해졌어 > > 미안해요 > 동전을 넣지도 않았는데 > 자판기에서 작년에 버린 가을이 튀어나오고 말았어요 > 7년 동안 멍든 발로 당신은 내 등을 빈 깡통처럼 걷어찼다 > > 목구멍에서 아침에 먹은 생선가시가 튀어나왔다 > 생선이 된 물고기가 파닥거리며 운다 > 마로니에 벤취에서 청동의 각질을 덮어 쓴 사내가 자고 있다 > 그걸 보고 지나가며 재미있게 웃는 사람들도 있다 > > 그들은 모기떼처럼 입을 벌리고 통닭처럼 웃는다 > 치킨집에서 죽은 통닭도 동족들을 보고 웃는 것이 미치도록 즐겁다 > 뼈를 발라 버리고도 뼈는 쇠처럼 단단해져 날카로운 포크가 된다 > > 단풍잎보다 먼저 폭발하는 새벽 구름들이 천막을 쳤다 > 구름은 피 같은 나무들의 탯줄을 끊고 무수한 잎들을 유산시켰다 > 커피를 토하고 휴지통에 휴지처럼 구겨지던 가을이 갔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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