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철1952년생 / 농부

 

영미 아줌씨 설날

김영철 0 984
소리도 많고 탈도 많은 길 가상에
설 대목이라고 수북히 쌓인 동태 전을 뜨는.
영미 아줌씨가
대가리하고 발라 버린 허연 뼈를
묵은지에 바글 바글 끓인다
소주 몇 병이돌고돌아
풀어진 하루
장사도 반토막이고
왠지 체 한것 같이 다가오는 설날

마흔이 다된 아들
장개도 못가
수년을 강냉이,생선팔아
수천만원 들여
겨우 살림 차려주었는데

월남에서 시집온 애기같은 매누리는
친정 빚좀 갚아 줘야 흔다고
돈 좀 주라고
밥도 안묵고. 돌아누워
말도 안흐고
설 대목, 집에 찬바람만 쌩하다

아글 아글 끓은 동태 대가리에
모여든 숟가락 몇개
달그락 거리며
또,가쁜 설날이
영미 아줄씨 찌그런진 냄비속에
동태 눈알처럼 멀겋게 다가오고 있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Comments

카테고리
반응형 구글광고 등
최근통계
  • 현재 접속자 2 명
  • 오늘 방문자 466 명
  • 어제 방문자 459 명
  • 최대 방문자 2,936 명
  • 전체 방문자 464,711 명
  • 전체 회원수 15 명
  • 전체 게시물 15,811 개
페이스북에 공유 트위터에 공유 구글플러스에 공유 카카오스토리에 공유 네이버밴드에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