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 / 1952년생 / 농부
행정이 별명은 ET 였다
태어날 때부터 뇌성마비였고
옆 사람들은 눈 딱감고 엎어버리라 했지만
반짝이는 눈빛은 버릴수 없었단다
농아인 행정이 친구들은
동네 아가 들이다
눈빛으로 듣고 말하며
우유도 먹이고 기저귀도 갈아주며
내 친구들이었는데
그 아이들이유아원 갈 적쯤이면
말도 못하는 바보라고
그렇게, 그렇게들 버림만 받았다
언니 시집 갈 적에는
예식장도 가질 못하고
까치발로 언닐 축복했다
S 대학을 졸업한 남동생 에게도
난 네 누나가 아니라고
행여 동생 여자 친구들이 찾아오면
골방에서 나오지도 않았다
오늘 어버이 날이라고
언니 동생을 기다려도 오지는 않고
팻트 맥주 한 병
구운 오징어 한 마리 사들고 와
아버지 어머니
술 한 잔 드세요
으으~ 음 술 한잔 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