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철1952년생 / 농부

 

행정이

김영철 1 909

 

 

행정이 별명은 ET 였다

태어날 때부터 뇌성마비였고

옆 사람들은 눈 딱감고 엎어버리라 했지만

반짝이는 눈빛은 버릴수 없었단다 

 

농아인 행정이 친구들은

동네 아가 들이다

눈빛으로 듣고 말하며

우유도 먹이고 기저귀도 갈아주며

내 친구들이었는데

그 아이들이유아원 갈 적쯤이면

말도 못하는 바보라고

그렇게, 그렇게들 버림만 받았다

 

언니 시집 갈 적에는

예식장도 가질 못하고

까치발로 언닐 축복했다

S 대학을 졸업한 남동생 에게도

난 네 누나가 아니라고

행여 동생 여자 친구들이 찾아오면

골방에서 나오지도 않았다

 

오늘 어버이 날이라고

언니 동생을 기다려도 오지는 않고

팻트 맥주 한 병

구운 오징어 한 마리 사들고 와

아버지 어머니

술 한 잔 드세요

으으~ 음   술 한잔 따른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Comments

박상화
뇌성마비에 농아라니 그 속이 얼마나 아팠을까 눈물이 납니다. 그래도 어버이날 술 한잔 따라드리는 자식은 행정씨 뿐이네요. 사지육신 멀쩡해 보이면 뭘 할까요, 먹고산다고 어버이날도 못챙기는 자식이 뇌성마비고, 바쁘다고 술한잔 못 따라 올리는 자식이 벙어리죠. 아가들과 놀던 행정씨, 행복하게 사시면 좋겠습니다. 눈물 찔끔 나게하고, 콧등이 매운 이런 시, 참 좋습니다.
카테고리
반응형 구글광고 등
최근통계
  • 현재 접속자 3 명
  • 오늘 방문자 432 명
  • 어제 방문자 459 명
  • 최대 방문자 2,936 명
  • 전체 방문자 464,677 명
  • 전체 회원수 15 명
  • 전체 게시물 15,811 개
페이스북에 공유 트위터에 공유 구글플러스에 공유 카카오스토리에 공유 네이버밴드에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