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철1952년생 / 농부

 

대포댁

김영철 0 836

 

 

-1960년 벌교에서-

 

 

핑생 꼬막만 캐고 살아온 대포댁

대포 뻘밭 허리까지 빠지는

몸빼 바지만 입고 살면서

대목 설 장場이라고

꼬막 한 다라이 이고 벌교장場 가는 길

고갯마루 나병굴 지날 때

꼬막 한사라 부어주면서

오늘은 재수좀 있게 해 줏씨요

장에 가는 시오리 길 위로 새벽별이 빼꼼 했다

 

지게꾼, 쓰리꾼, 거지들이 우글거리는 장터

물아래 촌년은 구석에 자릴 펴고

옆 싸전서 짓는 흐큰 쌀밥에

침만 꼴딱 삼키면서

요번 설날에는

새끼들 하얀 쌀밥 고봉으로 한번 맥여 봤으면

 

꼬막 함지 아무리 들꾸어 보아도

보리쌀 한됫박도 안되고

꼬막처럼 오톨도톨한

대포댁 손등에 파장이 밀려온다

 

돌아가는 나병 고갯길에서

문둥이덜아 재수 좀 빌었더니

보리쌀 한되도 못 벌고 가네

빨리 빙이나 낫소

 

살수록 푹푹 빠져가는 뻘밭 넘어

대포댁 함지에 보리쌀 한됫박

쉬이, 고개를 넘지 못하고 있다

(맛은 안나지만 최대한 벌교말을 살려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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