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철1952년생 / 농부

 

거리에서 - 노점상

해방글터 0 819

옛날 아부지 모습이다

징헌 가뭄에

천수답 논두랑에서

쩍쩍 갈라지는 논 바닥에 

물 한 바가지 퍼 주려고

보리 개떡 한조각에 요기하면서

초생달 어둠에

날 지새우던 그 여름날

 

가을비 내리고

파장은 되고 있지만

수북히 쌓여 있는 내새끼들

김밥 한줄에 요기를 하며

내 손님은 분명이 온다. 

온다를 다짐 하면서도

춥고 외로운 밤이다

 

아부지 밤은

지금도

길거리 불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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