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 / 1952년생 / 농부
공장 담벼락에
장미가 만개하고
벌판에는 새생명들이
새로운 세상을 수놓고 있다
419도 희미해지고
오월의 광주도
밟히고 밟혀
싹도 시들해져 버리고
유월의 하늘아래
어느해 웃통 벗고
질주 하던 그 날
동대문이 막히고
서대문이 막히고
막히고 막힌 시절이었지만
우린 어깨동무하며
난무하는 최루탄에 맞서
뚫고 뚫어 오늘까지 왔다
좋은 글들이 세상을 지배하려 든다
광주의 정신은 오늘도 저항 하라하고
유월의 정신도 항거 하라지만
유리창 같은 유려한 글 들은
싸우지 마라 한다
다 부질 없는 짓이라한다
용서 하라 한다
다 비우고 버리란다
난무하는 좋은 글들은
그냥 업드려 살라고만 한다
유월을 사는
저항의 뿌리들은
좋은글 사절하며
반란의 씨앗을 뿌린다
민중의 보삽으로
친일파 같은 좋은글을 파 엎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