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 / 1952년생 / 농부
처처에 찬바람이 나부끼고 있습디다
삼척 태백에서 바다 바람에 맞서 살던 노동자들이 서울 광화문 한복판에서
자본의 거센 바람에 맞서 있읍디다
비닐 천막 아래 모든 서러움을 감추고
곧추세운 깃발에는 허연 입김이
뿌였지만. 그래도 깃발은 펄럭 입디다
세밑이라고 반짝이는 불빛도 화려하고
빌딩도 유려하지만
불도 물도 끊긴 비닐집에는
원복직의 투쟁만이 허연 눈이 되어 나립디다
따뜻한 커피 한잔도
소주 한잔도 안되는
시가 무엇인지 미안 뿐이지만
광화문 아래
낭낭한 우리에 보듬들은
동해 바다처럼 새해에도 넘실거리길
기대 하면서
새해에는꼭 원복직을 쟁취 하시길 바램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