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철1952년생 / 농부

 

​배달꾼 이야기

해방글터 0 784

 

 

신작로 버드나무 푸르고

산 꿩이 푸더덕 날고

낡은 자전거타고 제복에

모자까지 의관 갖춘 

우체국 배달꾼은 쌩하게

봄 소식 실고 달린다

 

군대 간 아들

객지 나간 작은아들

야반 도주한 

가르치지도 못한 딸

그래도 지어미 생각에

삐틀 바틀한 글에

주소도 잘 알수 없지만 

동네 당산나무 아래 가보면

다 아는 것이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가심들은 우체부 손 안에있고

행여나 하는 바램은

당산 나무 끝에 

휘 날리고있다

까막눈이라 좀 읽어 달라는데 

촌에 살기 싫다고 집나간 딸년 소식에 웃지도 울지도못하고

뻐국이 울음이 대신한다

 

돌아오는 길

뼈 뿐인 자전거는

툴툴 거리기만 하고

논 뚝에 개구리는 왜저리

청승맞게 게굴 거리는지

받지 못하고 기다리는 모정이

신작로가 지심에

먼지만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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