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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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이 오면 엄니는 맴만 부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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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벌러 집나간 아덜 딸년 걱정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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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무명 이불속 꿈자리도 시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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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좋다고 재넘어 시집간 큰 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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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달이 은제인가 기별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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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을 차지한 고구마는 썩어 단내가 풀풀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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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너 부잣집 명주 치마 저고리 다듬이질 소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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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을 넘어 미끄러 지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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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여 썩을 년놈들이

보따리나 큰놈 싸들고 올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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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곳저것도 하고 싶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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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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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정월이 오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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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숙이 그리 좋아하는 동동주 라도 한말 앉혀야 하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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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간도 썰렁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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맴도 몸빼 바지처럼 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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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어 다자빠진 팽나무 가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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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은 희멀구리 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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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구 설들이 요란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