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철 / 1952년생 / 농부

 

정월

김영철 0 1,114

​

 

정월이 오면 엄니는 맴만 부산하다

​

돈벌러 집나간 아덜 딸년 걱정에

​

낡은 무명 이불속 꿈자리도 시끌하다

​

지 좋다고 재넘어 시집간 큰 딸 ​

​

산달이 은제인가 기별도 없고

​

 

​

안방을 차지한 고구마는 썩어 단내가 풀풀하고

​

건너 부잣집 명주 치마 저고리 다듬이질 소리가

​

담을 넘어 미끄러 지고있다

​

행여 썩을 년놈들이

 

보따리나 큰놈 싸들고 올까봐

​

요곳저것도 하고 싶지만​

​

소식도 없고

​

그래도 정월이 오는디

​

시숙이 그리 좋아하는 동동주 라도 한말 앉혀야 하는디

​

곳간도 썰렁하고

​

맴도 몸빼 바지처럼 헐겁다

​

늙어 다자빠진 팽나무 가지위

​

달은 희멀구리 허고

​

까마구 설들이 요란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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