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 / 1952년생 / 농부
동지 섣달
김영철
0
1,023
2015.12.07 12:48
동지 섣달
시누 올케가 허연 머리에
민화투 삼매경이다
비약 청단을 했다고
시누가 70원을 획 던져준다
성님 돈좀 좋게 주씨요
빨리 패나 돌리라이
장독에는 동치미 살얼음이 사각이고
굼불 장작에 고구마는 익어가지만
전화도 한통 없는 무심한 밤
자부동위 화투꽃이 만발이다
그나저나 성님
우리 갈때는 어쩐다요
"꽃상여 매줄 사람도 없고
우마 뜽금없이 뭔 꽃상여
다 꼬실라 부리는 시상인디
아이고 성님 그래도 나는 불고뎅이 들어가긴 싫소
오광에 풍약에 똥약에 90 내놓구라
아이고 성님 그만 할라요
갈때 노자돈은 남겨 둬야지요
헛간에는 길고양이 한쌍
신혼방을 꾸리며
동지 섣달 밤이 깊어만 간다
(내일을 여는 작가 )에 추천 받은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