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 / 1952년생 / 농부
어머니 편지글 3
김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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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08 15:21
어머니 편지글 3
저 하분에 꼿이 내 손지들이다
우리집 하분(화분)에
꼿이 하도 이뻐
우리 미현이와 똑 갓다
항상 꼿 만 보문
나자식 생각 절로 난다
저 꼿이 내 손지(손자녀)고나 하고
다라(만져)보고
냄새도 맛타 본다
할머니 식구는 고양이 한마리
집나가 며칠째 소식도 없고
우중충하고 눅눅한
유월 초여름
텅 빈집
장독대 곁에
금송화 한송이 피었습니다
손지 만치 이뻐
만져 보고
향도 맡아 보면서
할머니는
일곱살 손지에게 꽃 편지를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