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철1952년생 / 농부

 

어머니 편지글 3

김영철 0 995
어머니 편지글 3

저 하분에 꼿이 내 손지들이다

우리집 하분(화분)에
꼿이 하도 이뻐
우리 미현이와 똑 갓다
항상 꼿 만 보문
나자식 생각 절로 난다
저 꼿이 내 손지(손자녀)고나 하고
다라(만져)보고
냄새도 맛타 본다



할머니 식구는 고양이 한마리
집나가 며칠째 소식도 없고
 
우중충하고 눅눅한
유월 초여름
텅 빈집
장독대 곁에
금송화 한송이 피었습니다

손지 만치 이뻐
만져 보고
향도 맡아 보면서
할머니는
일곱살 손지에게 꽃 편지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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