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
동백 말이여 참 사연이 많단 말이시
엄니 쪽진 까문 머리에 동백지름 자르름 흐면
참말로 멋젓고 구눔에 교실바닥 동백열매 문질라 반들반들하게 윤이나서 미끄럼틀도 돼얐고 지름이 바닥에 두껍게 묵으면 때도 안탄단 말이시
고 무신 절에가문 온통 동백에 묻혀 있는기라
남해바다 해바람(해풍)에도 흔들림이 없는 낭구가
동백이여 얼매나 굴기가 있는지 데빌고 가 잘살자 해도 웬만해서는 뿌리를 주지 않는 지조가 있는
낭구여
묵을것 없는 시절 꽃이파리도 뽀라묵고 가스나들 연지곤지도 부처주고 각시놀이도 많이 했제
집 가상에 큰 동백 낭구와 함께 살았는디 꽃만 이삔것이 아니라 풍채도 멋졌제 콧치 피기 시작하문 춘 삼월이여 신학기도 시작하는디 서울간 누님이 공책도 가방도 사 보내주고 동백 피엇냐고 안부도 묻고
우리 엄니들 가슴 열어 봤으면 동백일 것이여
보내줘도 받아도 눈물 이닌가벼 밥 벌이 하러 떠나간 자석들 시집살이 하는 딸 자석들
지금 요렇게 잘들 사는데 말이시
동백은 피는것이 아니고 우는 것이여!
울고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