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 / 1952년생 / 농부
뻐국새가 운다
김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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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9 19:56
뻐국새가 운다
내가 만질수 없었던 것들,
앞으로도 내가 만질수 없는 것들,
뻐국새 한번 우는 동안 지난 날들이
나를 스쳐 갑니다
모란이 지듯 가신 어머니
세상을 박차고 태어 났던 아가들 울움소리
뻐 국, 새소리 한번 울던 시간이었습니다
밭가랑에 제멋대로 자란 뽕나무를 잘라버렸더니 죽순처럼 새로운 가지에 이파리 무성합니다
모든 생명은 약하고 부드럽지만 그 생명력은 강인하고 꾸준합니다
하늘에는 뻐국이가 날고 짝을 찾고
오늘도 내가 만질수 없는 것 들은
밭 가랑 사이 무수히 스쳐 지나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