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 / 1952년생 / 농부
봄 누더기 옷 한벌 깁습니다
김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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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14 13:40
봄 누더기 옷 한벌 깁습니다
(노점상 )
길 가에서
엄동에 얼어붙은
낡은 옷 한벌 깁습니다
오렌지색 천막
하얀 백열등아래
불법 노점상들이라고
갈갈히 찢어버리려는
봄 단속에 맞서
굽어진 허리를 펴고
바늘귀 어둔 눈들이
봄을 꿰매고 있습니다
도시 구석 자리에서 농사 짖는
거리 장사꾼들에게
봄은 너덜한 누더기로 옵니다
투쟁이다
결사항전이다
생존권 쟁취다
하면서도 돌아서 보면
걸친것은 낡은노점상
옷 한벌 뿐인 사람들,
봄비가 내립니다
컵라면에 시린속 달래며
서로 의하며 손 맞잡고
새봄, 다낡아 빠진 세상
요리 저리 꿰매면서
새봄에 또 싸워야 하는
누더기 옷 한벌
한땀 한땀 깁고 있는 봄날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