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철1952년생 / 농부

 

경비원 김씨

김영철 0 1,055

경비원 김씨


설날 이라고
넙죽 업드려 세배하는 손자녀
등짝을 바라보며
언제 저리 컷을까
마른 지갑을 열어 거금 오만원 세배돈으로
할배 노릇을 해본다

설날 이라고
한평도 안되는
경비초소를 지키면서
빠져 버린 이를 감추며
ㄱ 하얀 눈은 내리고
자욱도 없이 헛겹으로 살은 날 들이
눈발에 흩 날리고 있다


경비원도 힘들지만
할배 노릇도 버겁는 세상이라
할배 노릇 만큼은
반듯하게 해 보고싶은 '경비원 김씨'
손자 같은 아이들 모습에
몽당 빗자루에 하루을

또 쓸어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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