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 / 1952년생 / 농부
송년회다 뭐다 부산한 년말이다.
부부동반 모임이라지만
아내는 한번도 따라 나서질 않는다.
고단한 삶 때문이지만 섞여 노는 것도 싫고
입맛, 흥도 없는 곳에 내가 왜 가냐고 한다.
해마다 년말 신년을 거부하는 아내는
말쑥한 신년 달력 걸어두고
속아 살아온 세월을 꺼내본다.
물값,불값도 않되는 귀신씨나락 까먹는 글 쓴다고
뿜어대는 담배연기, 뒤척거리는 밤.
또 그렇게 다가오는새해,
시인의 아내는 새해에는 제발 밥 값좀 하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