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 / 1952년생 / 농부
쬐금한 농사를 짓다 보니바람이 나밤 잠이 설겁다네
밭에는새악씨 배추가 헐렁한 치마 걸치고속곳을 보이며 유희 하고스러지는 오이 넝쿨에는소 불알이 매달려 있다네
꼭대기 감나무에 주렁한감색 유혹들뉘라서 바람 나지 않을소덩글라니 늙어가는늙은 호박이 바람이 났다네 누우런 몸치장하고
가을 바람이 났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