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웅 / 1969년생 / 플랜트 배관공


밤길

해방글터 0 901

 

 

모든 것이 정지된 밤, 그 한가운데서 들려오는 

소쩍~소쩍, 뻐꾹~뻐꾹, 

냇가 물빛으로 나르는 바람 

소리~소리

투쟁보고차 

처음으로 연단 위에 선 

젊은 비정규직 노동자

떨리는 목소리를 닮아 있네

 

젊은 비정규직 노동자

떨리는 목소리로 

밤길 위에 

밤길로 서면

정말, 조금씩

; 그래 조금씩

길이 드러나기 시작하지

저 불빛은 통제일 뿐

조심스럽고 긴장된 발걸음

어둠의 한 복판에서 벌써,

새로운 방향을 꿈꾸는 몸짓

 

난 오래도록 귀 기울이네

그 몸짓~소리 

싸우고 싸우고 난 뒤에야 

시대의 주류를 거슬러 살아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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