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웅 / 1969년생 / 플랜트 배관공

추풍령 3 - 갑순네 구멍가게

해방글터 0 1,080

 

추풍령역 앞에 갑순네 구멍가게가 있습니다

녹슨 경운기가 한 대 세워져 있고

면사무소 쪽으로 통하는 길에는

봄이 와도 꽃이 피지 않았습니다

한때 철도 노동자들과 들녘의 농부들과

그들 흉년의 세월과 노동의 이야기가

저녁연기처럼 코끝을 찡하게 하던 곳

저녁연기가 끝나는 곳에서 

용달차에 짐보따리 싣고

뒤란에 뒹구는 녹슨 공구들을 가슴에 품고

하나 둘 떠나고 

갑순네 구멍가게는 철지난 원두막처럼 남아

푸짐하게 낡아 갑니다

대형 슈퍼마켓이, 수입농수산물이 들어서고

가게상품엔 먼지가 차곡차곡 쌓입니다

오늘따라 왜이리 날이 궂은지

갑순엄마는 공단에서 일하는

큰딸 갑순이가 신경통처럼 쿡쿡 쑤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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