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에 주저 않지 않으려는 자세로
더 이상 변명하지 않겠다는 자세로
그녀가 걸어가네
그 몸짓 내내
바람 불고 비 내렸네
철거대책위원회의 아버지는
붉은 머리띠를 두르셨네
노점을 파한 어머니는 천막으로 돌아와
아버지 곁에 앉으셨네
두 손을 꼬옥 잡으셨네
오래 운 시간의 여백조차 힘이 되네
어느 것 하나 물러설 수 없는 삶이라면
두 손을 꼭 잡은 부모님처럼
당당하게
눈물 뒤에 더욱 독해지는
당당함으로
동지가 달려가네
선동처럼 거칠고 생생하네
민가처럼 강하고 멋스럽네
그 몸짓 내내
싹이 돋고 꽃이 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