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웅 / 1969년생 / 플랜트 배관공
새 정부의 대사면이 있던 날
지명수배를 당한 그녀는 오히려 담담했다
비로소 혁명은 손으로 만져지는 생활이 됐다
두려움을 사상의 생활로 단련시키는 그녀의 눈빛에
봄을 부르는 냇물소리가 가 닿는다
단 한 걸음도 혁명의 기초로 놓여지는 그녀의 거친 호흡 속에서
발 디딜 틈 없이 꽉 차게 봄이 온다
모든 살아있음의 꽃불을 지필 새순이 불쑥불쑥 돋는다
그녀의 이마에 맺힌 땀 속에서
마침내, 폭발적으로 꽃이 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