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웅 / 1969년생 / 플랜트 배관공


​봄의 기초

해방글터 0 747

 

 

새 정부의 대사면이 있던 날

 

지명수배를 당한 그녀는 오히려 담담했다

 

비로소 혁명은 손으로 만져지는 생활이 됐다

 

두려움을 사상의 생활로 단련시키는 그녀의 눈빛에

 

봄을 부르는 냇물소리가 가 닿는다

 

단 한 걸음도 혁명의 기초로 놓여지는 그녀의 거친 호흡 속에서

 

발 디딜 틈 없이 꽉 차게 봄이 온다

 

모든 살아있음의 꽃불을 지필 새순이 불쑥불쑥 돋는다

 

그녀의 이마에 맺힌 땀 속에서

 

마침내, 폭발적으로 꽃이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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