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 사무실
위원장이 정리해고에 직권조인 하자
위원장이 죽을 각오로 투쟁하겠다며 갖고 다니던 관이 불타고
노동조합 집기가 부서지고 분노에 찬 사수대 동지들은
옷을 벗어 불살라 버렸다
지난 몇 일 회사측과 협상을 하러 간
노조위원장은 아무런 방침을 내리지 않았다
- 밤이 지나고 새벽이 오기까지
사수대의 구호 소리
아스팔트 바닥을 두드리는 쇠파이프 소리
방침을 기다리고 있었다
회의는 계속 되고 있었다
불타 버린 관이
우리를 위로할 수 있는가
불타 버린 옷이
우리의 분노를 표현할 수 있는가
정치는 감정이 아니다
깃발을 흔드는 것은 바람이 아니라
사수대의 몸짓에서 뻗어 나오는 힘이었다
가슴에 지펴진 불 끌 수 없어
스스로의 단결된 힘에 의지할 뿐
파업 투쟁의 선두에 서서 활동하던 동지들이
새로운 지도부로 선출된다
다시 목장갑을 낀 손이 만들어 가는 신뢰
생활의 요구로 집약되는 단결의 힘
내어 뻗은 손짓 전체가 새로운 길이 된다
저 뚜렷한 방향이 새로운 정치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