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웅 / 1969년생 / 플랜트 배관공
태풍이 길을 열어주지 않는다면
열대야 폭염은 끝나지 않는다
비 개인 맑은 하늘에 가 닿을 수 없다
삶이 뿌리 채 뽑혀나가는 건 두렵고 고통스러운 시간이다
그러나 태풍은
뿌리 채 진통하며
다른 삶으로 나아가는 거대한 통로다
숨 막혀
더 이상 이대로는 도저히 살 수 없다면
매일 관계 맺어 손을 잡고 일어서는 것이다
서로의 숨통이 되는 치유의 어깨동무를 하는 것이다
뿌리 채 깊어지는 것이다
태풍의 길을 따라 열리는 건
뿌리 채 깊어진 삶의 숨통,
비 개인 맑은 하늘이다
어깨동무 한 치유이다
2023년3월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