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웅 / 1969년생 / 플랜트 배관공

협상테이블에 익숙해지다

해방글터 0 667

 

노동자 연맹 위원장은

정부의 정리해고 도입을 저지하기 위해

사무실로 들어가고 있다

연맹 조합원들의 타는 눈빛이

등줄기의 땀으로 흘러내린다

 

눈앞의 정부측 대표자는

꿈쩍도 안 한다

총파업으로 협박을 해도

꿈쩍도 안 한다

노동자 연맹 위원장은

이마의 땀을 훔친다

정부측 대표자는

이 기회를 결코 놓치는 법이 없다

노동조합의 합법적인 정치활동을 보장해 주는 대가로

정리해고 법제화를 이끌어낸다

노동자 연맹 위원장은

정부측 대표자의 식사 약속을

거절하지 못한다

저녁 한 끼로 보장된 자리

조합원들의 타는 눈빛이

등줄기의 땀으로 흘러내린다

 

노동자 연맹 위원장은

정부측 대표자의 긴 그림자로

자신을 둘러치고 있다

저녁 한 끼로 보장된 자리

조합원들의 타는 눈빛은 

그래도 견딜 만한 것이다

노동자 연맹 위원장은

이마의 땀을 닦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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