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웅 / 1969년생 / 플랜트 배관공


바람은 중심을 갖지 않는다

조성웅 1 1,085
- 후배 박종남의 결혼식을 생각함


1  

 

어차피 공인받지 못한 삶이었다

 

국가 밖이었다

 

생을 다해 유영할 뿐

 

바람은 중심을 갖지 않는다

 

2

 

난 깃발 쪽으로 기울어진 너의 늦은 퇴근길이 좀더 외로워졌으면 좋겠다

입춘 지난 2월의 나무, 그 달뜬 예감의 음계를 닮았으면 좋겠다

 

사건이 없는 삶은 얼마나 비루한가

 

아름다운 사건은 바로 지금 일어나는 것이다

바람 속에 뿌리를 내려라

낡은 희망에 생을 걸지 말고

바람 속을 유영하는 너의 두 발을 믿어라  

 

무엇보다 독립적이어야 한다

 

단언컨대

대의하는 것들은 돌이킬 수 없이 낡았다

독립적이지 않다면 자유도, 사랑도, 혁명도 없다  

 

스스로가 그렇게 하는 것이다

자연발생적인 공감의 연합,

바람은 중심을 갖지 않는다

 

3

 

비가 내리고 번개가 치면

네 몸 속에서도 번개가 치고 비가 내려라

 

사방이 봄빛이라면

네 몸 속 두루두루 봄빛으로 차올라라

 

온통 자연을 닮아갈 뿐

더이상 낡아지지 마라

 

자본주의로부터 가장 먼 곳

오늘, 중심을 갖지 않는 바람처럼 사랑하라

지금, 중심을 갖지 않는 바람처럼 행복하라

2014년6월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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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웅
후배  종남이의 결혼식에서 낭송해 준, 이후 수정해서 계간지  문학들에 기고한 시다
앞으로 쓰여질 시들의 서시 같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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