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웅 / 1969년생 / 플랜트 배관공
1
어차피 공인받지 못한 삶이었다
국가 밖이었다
생을 다해 유영할 뿐
바람은 중심을 갖지 않는다
2
난 깃발 쪽으로 기울어진 너의 늦은 퇴근길이 좀더 외로워졌으면 좋겠다
입춘 지난 2월의 나무, 그 달뜬 예감의 음계를 닮았으면 좋겠다
사건이 없는 삶은 얼마나 비루한가
아름다운 사건은 바로 지금 일어나는 것이다
바람 속에 뿌리를 내려라
낡은 희망에 생을 걸지 말고
바람 속을 유영하는 너의 두 발을 믿어라
무엇보다 독립적이어야 한다
단언컨대
대의하는 것들은 돌이킬 수 없이 낡았다
독립적이지 않다면 자유도, 사랑도, 혁명도 없다
스스로가 그렇게 하는 것이다
자연발생적인 공감의 연합,
바람은 중심을 갖지 않는다
3
비가 내리고 번개가 치면
네 몸 속에서도 번개가 치고 비가 내려라
사방이 봄빛이라면
네 몸 속 두루두루 봄빛으로 차올라라
온통 자연을 닮아갈 뿐
더이상 낡아지지 마라
자본주의로부터 가장 먼 곳
오늘, 중심을 갖지 않는 바람처럼 사랑하라
지금, 중심을 갖지 않는 바람처럼 행복하라
2014년6월24일
앞으로 쓰여질 시들의 서시 같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