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웅 / 1969년생 / 플랜트 배관공


​긍정적인 힘은 무수한 중심을 낳을 것이다

해방글터 0 959

 

 

 

1

 

엄마 몸을 찾아 기거 하고 있는 강원도의 바람처럼 

엄마는 있는 듯 없는 듯 말기 암과 함께 산다 

아버지는 환자가 환자 같지 않다고, 천만다행이라고 말한다 

엄마는 잘 먹고 잘 자고 잘 웃고 아픈데 없이 하루를 산다

어떻게 죽음 앞에서도 저렇게 조금도 위축되지 않을 수 있을까

엄마의 긍정적인 힘은 뭐라 설명하기가 참 힘들다 

정말 자연발생적이었다 

 

2

 

엄마 곁을 떠나기 전 심은 배추와 총각무는 

땡볕을 잘 견디며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긍정적인 힘은 바로 이런 것이라 생각했다  

 

난 또 다시 가을 태풍을 견뎌야 하는 

배추와 총각무의 미래가 불안해 보이지 않았다

이미 그들은 무수한 중심을 갖고 있었다  

 

무수한 중심, 

대의하지 않고 서로를 잘 가꾸는 일은 

이 시대 가장 비판적인 삶이다  

 

아름다움에 의지하는 것이 구성된 힘의 대부분이었지만

배추와 총각무는 태풍을 횡단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2014년4월1일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Comments

카테고리
반응형 구글광고 등
최근통계
  • 현재 접속자 2 명
  • 오늘 방문자 214 명
  • 어제 방문자 609 명
  • 최대 방문자 2,936 명
  • 전체 방문자 466,206 명
  • 전체 회원수 15 명
  • 전체 게시물 15,811 개
페이스북에 공유 트위터에 공유 구글플러스에 공유 카카오스토리에 공유 네이버밴드에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