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웅 / 1969년생 / 플랜트 배관공


​강원도의 달

해방글터 0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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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요양을 위해 강원도 화천으로 이사 왔다 

 

두 고랑, 텃밭을 얻었다 

아침부터 밭에 나가 옥수숫대를 뽑고 풀을 뽑고 고랑을 이고 골을 팠다

난 힘이 없어 일 못해, 투덜대면서도 엄마는 열심히 밭을 맨다

난 엄마가 저 밭에 심고 가꿀 꿈이 궁금해졌다 

 

오후엔 고랑 위에 배추모종과 총각무를 심고 물을 줬다

무언가 심는다는 건 뿌리가 무르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일을 마치고 돌쑥 선배 집에서 곤드레 나물밥을 먹었다

 

강원도의 달이 떠올랐다 

 

말기 암 진단 받고 

유기농 식단으로 바꾼 이후에  

먹을 것이 없다고 투덜, 투덜대시던 엄마도

곤드레 나물밥을 맛있게 잘 먹었다고 

강원도의 달처럼 웃었다 

 

 

2014년3월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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