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웅 / 1969년생 / 플랜트 배관공
난 평생을 간이 오그라들 정도로 힘들게 살았다
네 아버지 뜻대로 안되면
에이씨 이씨 짜증내고
버럭 버럭 소리 지르고
툭하면 밥상 뒤집어엎고
그 것 다 받아내고 살았다
마음을 오그리고 살았다
만취해서 집에 온 네 아버지
밑도 끝도 없이 마구 욕하면서
날 내 쫒은 적 있다
한 겨울이었다
돈 한 푼 없었다
널 등에 업고 어디로 가야 할 지
막막하고 두려웠다
네 아버진 평생 반찬 값 밖에 주지 않았다
그 돈 아껴서 살았다
그렇게 네 할아버지 제사상 차리고 네 아버지 밥상 차리면서
평생을 마음 오그리고 살았다
2014년3월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