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웅 / 1969년생 / 플랜트 배관공


​옹그린 울 엄마, 활짝 펴져라

해방글터 0 851

 

 

난 평생을 간이 오그라들 정도로 힘들게 살았다

네 아버지 뜻대로 안되면 

에이씨 이씨 짜증내고 

버럭 버럭 소리 지르고

툭하면 밥상 뒤집어엎고 

그 것 다 받아내고 살았다

마음을 오그리고 살았다

 

만취해서 집에 온 네 아버지

밑도 끝도 없이 마구 욕하면서  

날 내 쫒은 적 있다 

한 겨울이었다

돈 한 푼 없었다

널 등에 업고 어디로 가야 할 지 

막막하고 두려웠다

 

네 아버진 평생 반찬 값 밖에 주지 않았다 

그 돈 아껴서 살았다

 

그렇게 네 할아버지 제사상 차리고 네 아버지 밥상 차리면서

평생을 마음 오그리고 살았다 

 

 

2014년3월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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