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웅 / 1969년생 / 플랜트 배관공


​전태일 3

해방글터 0 620

 

 

나는 그에 대해 아는 바가 별로 없다. 다만 얼마전 한 모임에서 처음 만났을 뿐이다. 무더운 날씨인데도 그의 옷은 깔끔해 보였고 함부로 단정지을 수 없는 눈을 지니고 있었다. 모임에 오기까지 이동경로를 확인하는 그의 언어는 날카로웠으나 부드러운 빛에 쌓여 있었다. 나의 긴장된 눈빛을 대하는 그의 몸짓은 친절했다

 

그의 친절한 몸짓은 화염 같은 분노와 열정을 지나왔다

그의 친절한 몸짓은 격렬한 투쟁의 광장을 지나왔다

그의 친절한 몸짓은 패배와 오류를 지적하고 있었다

 

  젊고 따뜻한 가슴은 이렇듯 진리에 가까운 것일까? 박수를 바라지 않은 그의 실천은 온 몸으로 새로운 길이 되고 있었다. 아침에 먹은 깻잎 향기가 하루종일 입안에 감돌 듯이 함께 걷는 동지들의 환한 얼굴이 있었다.

  나는 그의 이름과 집과 그리고 그가 겪은 상처의 깊이를 모른다. 다만 우리는 하나의 사상과 목적을 가지고 만났고 서로를 동지라 부른다. 그와 함께 맞이한 새벽은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한 신뢰였다. 지나간 30년과 다가올 30년이 우리 앞에 첫발로 놓여 있었다. 

 

천만노동자의 또 다른 이름으로

 

지나간 30년과 다가올 30년이

우리 앞에 첫발로 놓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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