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웅 / 1969년생 / 플랜트 배관공


공감은 식물성 물기로 이뤄졌나 보다 - 2009년 9월 11일 민주노총 임시 대의원대회장에서

해방글터 0 996

지금 당장 열매를 꿈꾸진 않는다  

 

오히려 씨앗을 향해 이주하는 사람들이 있다 

 

#. 1 공감을 찾는 몸짓 

 

 ‘민주노총 김00 성폭력 사건 피해자 지지 모임’ 은 민주노총 임시 대의원대회장 입구에서 선전전을 진행하고 있었다 손 내밀어 공감을 찾는 몸짓은 흰 들국화 향을 쏙 빼닮았다  

 

 ‘민주노총 김00 성폭력 사건 피해자 지지 모임’, 조진희 동지는 현장발의 안건을 대회에 제출하고 안건 설명을 하다가 피해자 동지의 고통에 이르러 끝내 울먹인다 공감은 식물성 물기로 이뤄졌나 보다 난 피해자 동지가 다시 사람을 품을 수 있는 최초의 언어가 솟구쳐 오를 때까지 그녀 곁에 오래도록 머물고 싶었다 

 

#. 2 난 고추장처럼 독해지고 싶었다    

 

피해자 동지의 고통을 애써 외면하면서 조용히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라는 자리에서, 공황기 노동자 투쟁을 조직해야 하는 중대한 과제 앞에 선 그 침묵의 언어 속에서 여성은 존엄한 인간으로 존중받지 못했다 피해자 동지의 느낌, 감정, 고통은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오직 조직을 보위하기 위해 명령이 동원됐고 성폭력이 사용됐으며 침묵이 강요됐다 

 

2차 가해자들은 살아남기 위해 인간이 인간을 인간으로 보지 않았던 자신들의 행위를 반복했다 조직의 명예를 차용하고 정파라인을 가동했다 다수를 장악한 전교조 대의원대회는 그들이 숨을 수 있는 안전한 장소였다 더 이상 비판과 토론은 생산되지 않았다 억압은 대의기구 내부에서 완성됐다 

 

이 지독한 절망이 과연 우리를 가르칠 수 있을까? 난 고추장처럼 독해지고 싶었다  

 

#. 3 피해자 동지의 손을 잡아 주는 일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지치지 않는 것, 피해자 동지의 따뜻한 눈물에 속하는 일이다 따뜻한 눈물이 돌보는 씨앗을 향해 이주하는 일이다 마침내 발화하는 인간의 새로운 언어, 피해자 동지의 손을 잡아주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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