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웅 / 1969년생 / 플랜트 배관공
여리게
여리게
한 잎
두 잎
봄바람 분다
지금 저 새순은
무슨 일이 잔뜩 일어날 것 같은 예감 속에 있다
과연 꽃피울 수 있을까 묻지 않는다
그냥 밀어올리는 거다
새순은
내가 그리워하는 것은
지금 당장 무슨 일이 일어나지 않고서는 못 배기는 것들이다
임박한 파국처럼 걷잡을 수 없는 것들
지금부터 이 세상이 아닌 것들이다
가장 어려울 때는 잔가지에서 흔들리지 말고 뿌리로 돌아가야 한다
예감은 뿌리로부터 자란다
여리게
여리게
한 잎
두 잎
봄바람 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