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웅 / 1969년생 / 플랜트 배관공


동지가 오늘을 견디는 사상입니다. - 금속노조 부산정관지회 조합원 배순덕 동지에게

해방글터 0 1,157

노동자의 아내로 살기보다 투쟁하는 노동자로 살고 싶어 

자랑스런 금속노동자가 되고 싶어 

아이들 키워 놓고 10여 년 만에 쇳공장에 출근한 첫날 

 

침침한 불빛과 모재에서 튀어 오르는 용접 불꽃을 보면서 

겁도 나고 다리도 후들거렸지만 

노동자의 깡다구로 이 악물고 일을 시작했던 동지 

용접 불똥이 팔뚝에 튀어 꺼멓게 타들어가도 

기계 기름 쓱쓱 문질러 바르고 일을 했던 동지

빠레트 모서리에 손등이 찢어져 피가 흘러나와도

일회용 밴드 하나 없어 

휴지로 손등을 덮고 포장테이프로 찡찡 감아 일을 해야 했던 동지  

퇴근해서 내 돈 들여 

찢어진 손등을 꿰매고 화상 입은 팔뚝까지 치료해야 했던 동지 

 

서럽고 마음 아프고 눈물 펑펑 쏟아져도 

두고 보자!

독한 마음으로 금속노동자의 자존심과 푸른 깃발을 자랑스러워했던 동지

 

살아 투쟁 했고 우리 생애 처음으로 자랑스러웠던 날들은 가고 

이제 현장에서 몇 년 일하다가 정파 라인 타고 연맹 가고 

그래서 민주노동당 공천 받아 부르주아 정치꾼으로 출마하는 부패와 타락의 시대 

민주노조운동이 부르주아 정치에 입문하는 코스가 되어 버린 반혁명의 시대 

교섭 전문가들은 늘어나고 현장은 쑥대밭이 되어 가는데 

 

중대재해를 당해 죽다 살아난 남편 곁에서 

동지는 제게 말했습니다 

"앞으로 10년간 더 힘들고 어렵게, 치열하게 살아라"

 

다가오는 투쟁과 혁명의 시간 

내가 어디에 위치하고 있어야 하는지

어떻게 살고 사랑하고 싸우다 죽어야 하는지 

 

노동자의 아내로 살기보다 

투쟁하는 노동자로 살고 싶어 하는 동지가

오늘을 견디는 제 사상입니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Comments

카테고리
반응형 구글광고 등
최근통계
  • 현재 접속자 2 명
  • 오늘 방문자 73 명
  • 어제 방문자 591 명
  • 최대 방문자 2,936 명
  • 전체 방문자 466,656 명
  • 전체 회원수 15 명
  • 전체 게시물 15,811 개
페이스북에 공유 트위터에 공유 구글플러스에 공유 카카오스토리에 공유 네이버밴드에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