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웅 / 1969년생 / 플랜트 배관공


​식물성 투쟁의지 - 85크레인 고공농성 100일에 부쳐

해방글터 0 902

 

 

박창수, 김주익, 곽재규 열사의 묘역에서 

오래도록 울고 오래도록 망설이고 오래도록 숙고한 참 맑은 결단

김진숙 동지는 겨울과 봄의 경계에 서서 

아직 인간의 발자국이 닿지 않는 새로운 계절로 도약했다

 

“저는 오늘 백일 기념으로 상추와 치커리와 방울토마토와 딸기를 심었습니다”

 

85크레인 아래에서 조용히 귀 기울인다

강철 위에 

씨 뿌리고 뿌리 내려 온갖 식물들이 자랄 수 있는 텃밭을 가꾸었다니!

인간에 대한 예의와 존중, 정성을 다하면 

세상의 모든 강철 같은 경계가 허물어져 

부드러운 흙의 마음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는 이 놀라운 가능성!

 

인간을 향한 광합성 작용, 

김진숙 동지의 식물성 투쟁 의지는 

사랑이 오를 수 있는 거대한 씨앗이다    

 

온통 자연적인 것들로 가득찬 우리 삶의 새로운 언어,

패배의 밑바닥에서 길어 올리는 웃음의 시간이다

 

높낮이도 앞뒤도 없다

토론과 결정, 집행의 영속적인 자기결정 운동이 있을 뿐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혁명의 날이 온다

 

“즐겁게! 의연하게! 담대하게! 웃으면서 끝까지 함께!” 

 

김진숙 동지의 텃밭은

이윤보다 풍요롭고 경쟁보다 무성한 비판의 뿌리를 키우고 있었다

어린뿌리들이 

스스로 손을 들어 발언하고 위계 없이 어깨 걸고 자라고 있었다

난 강철조차 품는 어린뿌리의 힘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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