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웅 / 1969년생 / 플랜트 배관공
건설플랜트 동지들
허리가 휘도록 일해왔다
새벽별 보고 출근해서 저녁별 보고 퇴근해야 했다
정말 소박한 마음으로 노동조합을 만들었다
흙먼지 쇳가루 날리는 맨 땅에서 밥 먹고 싶지 않다고
씻을 물이 없어 얼굴에 ‘시껌자’ 묻히고 퇴근하고 싶지 않다고
아무대나 좆대가리 내 놓고 오줌 누고 싶지 않다고
교섭을 요구하는데
군화발로 짓밟고 곤방으로 머리통을 깨버린다
혁명을 하자는 것도 아닌데
자본가놈들, 시청, 노동부, 경찰이 한 통속이 되어
죽어라고 한다
“그래 좋다 어디 한 번 해보자”
처음 매 보는 붉은 머리띠 어색하고
처음 불러보는 “동지” 쑥스러워도
쑥스럽게 불러 보는 동지, 이제 내 목숨보다 더 소중하고
어색하게 매어진 붉은 머리띠, 튼튼하게 묶어세운 새로운 삶이다
팔 다리가 부러지는 고통 속에서도
단결을 배웠다
양 볼을 타고 흐르는 피비릿내 속에서도
연대를 배웠다.
단결과 연대, 노동자계급의 전투 사상으로 무장한 당당한 노동자 군대
섣부른 희망보다는 절망스런 현실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자본의 심장에 서슬 푸른 투쟁의 획을 긋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