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웅 / 1969년생 / 플랜트 배관공


푸른달의 궤도

해방글터 0 1,045

 

 

이것만은 기억해요

늦봄, 자줏빛 저녁노을처럼 기다릴께요

내가 기다리면 기다릴수록

그대는 더욱 멀어지겠지요

그러나 그대 멀어지는 마음의 보폭은

지구를 한 바퀴 돌아 제자리로 귀환하는 

푸른 달의 궤도를 닮았네요

그렇게 내 등에 살포시 스미는 그대 몸의 따뜻한 여운

간신히 이 삶이 견딜만해집니다

 

내 기다림과 정반대 방향으로 멀어지는 그대여

그러나 그대 멀어질수록

우리는 벌써 이웃해 있습니다. 

푸른달의 궤도를 따라 

늦봄, 그리움은 지나치게 깊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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