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웅 / 1969년생 / 플랜트 배관공


삶의 내부가 환~하다

해방글터 0 914

 

 

언제나 책과 씨름하고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던 동지가 설거지를 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삶의 내부가 환~하다. 언제나 말이 없고 숫기 없던 동지가 해바라기의 사랑을 고백할 때, SEX하고 싶다는 내면을 조심스럽게 드러낼 때, 그 모습을 보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삶의 내부가 환~하다. 장손이라고 그토록 잘해 주던 친할머니가 돌아가시고, 그것도 며칠이 지나 호출기를 통해 확인했을 때, 속으로 많이 운 모습으로 - 아무 일 없었다는 듯 - 조직의 임무를 수행하는 동지를 보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삶의 내부가 환~하다.

 

정치신문의 문필가들은 하늘에서 뚝 떨어졌다는 내 인식을 변화시키는 동지의 규율 잡힌 생활과 연구 작업. 누구나 교육되고 훈련되고 단련된다면 선전가가 되고 선동가가 되고 조직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생활 그 자체로 가르치는 동지의 모습. 그 모습을 보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삶의 내부가 환~하다. 동지가 나물의 가격을 알아 가고 찌개의 간을 맞춰 가듯 정리해고에 맞서 투쟁하는 노동자의 눈빛 속에서 희망의 내면을 이끌어 내는, 마침내 새로운 길이 되어 가는 모습을 보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삶의 내부가 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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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러한 표현을 용서하라. 

  사실, 부모님과 폭력적 단절을 시도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진실로 두려운 것은

  스스로가 쳐 놓은 한계,

  부르주아가 쳐 놓은 습성의 그물망 안에서

  주저앉는 것

  부모님의 눈물은 우리의 첫걸음이어야 한다

  평생을 싸워 넘어야 할 통증

  통증의 가장 밑바닥에서 솟구치는 동지의 눈빛은

  그러나 미세한 감정의 흔들림을 넘어 분노를 넘어

  서.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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