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웅 / 1969년생 / 플랜트 배관공


용수 아이가

해방글터 0 982

 

 

출근하려는데 

까치소리가, 

공장 담벼락 안에도 백목련이

작업장 바로 옆엔 노란 개나리가 

피어 있어도

난 더 이상 어떤 상징에 의지하지 않는다

구지 

까치소리에 

백목련에

노란 개나리에 의지하지 않아도 

난 좋은 예감 속에 있다

 

선행도장부 앞, 병영처럼 똑 바로 도열한 직영, 하청 노동자들이 함께 안전결의대회를 하고 있었다. “세계 인류 기업의 미래를 위해 죽으라고 일하라, 여러분들의 부주의로 산재사고가 빈발 하고 있다. 자기 몸 알아서 몸 챙겨라 여러분들의 가정에 만복이 깃드는 불행은 나는 보지 못하겠다” 해석하면 이러한 요지의 부서장 훈시가 한참 진행되고 있는데 어딘 선가 

“노동해방 그날을 위해...“ 투쟁가가 들려온다. 부서장의 훈시는 계속 되고 있었지만 직영조합원들은 투쟁가요가 들려오는 곳으로 시선이 몰린다. 오토바이에 앰프를 싣고 투쟁가를 틀어놓고 한 대의원이 안전결의 대회가 열리는 곳으로 오고 있었다. 아침 햇살의 현 위에 모두들 ”용수아이가, 용수아이가“

부서장은 쪽 다까고 자신의 권위가 구겨져서 쫀심도 상했겠지만 계속 훈시를 했다. (울그락 불그락) 그러나 부서장의 훈시는 투쟁가요 속에 묻혀 잘 들리지 않았고 “용수 아이가” 한 대의원을 밝게 부르는 조합원들의 눈빛은 새싹처럼 환해보였다

 

까치 소리에, 백목련에, 노란 개나리에 의지하지 않아도

용수 아이가!

언제 들어도 기분 좋은 이름

용수 아이가!

조합원들의 마음과 마음이 이어져 가는 방법처럼

용수 아이가!

 

“태초에 행동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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