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웅 / 1969년생 / 플랜트 배관공
바로 눈앞에 최루탄이 터지고
백골단에게 쫓길 때면
두렵지 않은 것도 모두 두려워집니다
그립지 않은 것도 모두 그리워집니다
나와 백골간의 거리가 이렇게 두려운 것은
MCDONALD'S의 불빛이 너무도 안정적이기 때문입니다
백골단에게 쫓겨 숨어 든
낯선 지하 카페에서 눈이 시리도록
그대를 보았습니다
LEONARD COHEN의 I'M YOUR MAN이
사람들의 눈빛을 가을 강가로 이끌고 있을 때
그대는 당당하게 사회주의자임을 밝히고
가을 강의 속 깊은 흐름처럼 선동.조직 사업을 했습니다
나는 그때 커지는 땀방울 속에서
차분하게 빚어지는 역사를 봤습니다
최루탄 가스 짙게 깔린 가두투쟁 속에서
전혀 새로운 관계가 싹트고 있었습니다
첫걸음이 정상에 오르듯
그대의 타오르는 희망 속으로
나는 둥그런 희망을 예금했습니다
나의 비밀번호는 그대와 함께 피워 내는
동지애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