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웅 / 1969년생 / 플랜트 배관공
목발 같은 그이
다리가 드러났다
소똥처럼 덕지덕지 때가 묻어 있고
복숭아 뼈 부근은 짓물러 피가 났다
두툼한 파카는 지난밤 추위를 솜털 속에 품고 있었다
그의 목발은 따뜻한 곳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러나 희망처럼 절망적인 것도 없다
그는 위태하게 균형을 잡는다
그의 눈빛엔 피로가 弔花처럼 찍혀 있지만
이내 눌러 쓴 모자 밑으로 모든 시선을 감춘다
그는 돌아갈 곳을 몸 전체로 지우고 있었다
몸이 죽음을 향해 얼어 가는 속도처럼
서울역 전자게시판엔
대통령의 노벨 평화상 수상 소식이 흐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