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웅 / 1969년생 / 플랜트 배관공


​추풍령 4 - 흙 묻은 손

해방글터 0 972


 

농협으로부터 날아온 가압류 딱지가 

아버지의 가슴에 붙었다

붉은 저녁노을이 지고 있었다

어머니는 식당으로

일 나가고 없었다

아버지는 썰렁한 부엌에 홀로 남아

찬물에 밥 말아먹고

군불을 지폈다

마른 장작 타는 소리가

아버지의 가슴을 울렸다

낡은 처마 끝으로 몰려가는

현실의 견고한 저녁연기여

근육통의 마지막 햇살이여

저무는 하루가 이렇게 눈물겨운 것은

흙 묻은 손이 부끄러워서가 아니다

아버지의 가슴이 뻘개지도록

군불이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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