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웅 / 1969년생 / 플랜트 배관공
진수 아버지가 논에다 나무를 심습니다
60년 한을 꾹꾹 눌러 심습니다
이미 로터리가 되어 있어야 할 논에는
잡풀만 무성하고
아무런 희망도, 질서도 없이
복지농경의 햇살이 스피커에서 쏟아집니다
논두렁같이 굽은 그의 허리에 내려앉은 세상은
너무 눈부셔 참혹합니다
스레뜨 가옥에 별장이 들어서고
우리의 삶이 폐가처럼 버려져도
농민후계자 진수의 죽음 곁에서
진달래꽃은 피어났습니다
죽어도 내 묻힐 땅은 팔 수 없다고
들에들에 진달래꽃이 들불처럼 번져 갑니다
진수 아버지는 진달래꽃의 불처럼
아들의 꿈을 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