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웅 / 1969년생 / 플랜트 배관공
나뭇잎은 유리조각처럼 날카로웠다
바람이 불 때마다 비명처럼 소리가 났다
지상 위에 도착한 나뭇잎은 산산이 부서졌다
의심 많은 날들이 차가운 파편처럼 지상 위에 세워졌다
가두에서 빛났던 추억의 빈집에는
허명虛名의 문패가 달렸다
거리의 여자들은 아름다웠고
진열된 상품은 기대감으로 달아올랐다
길은 몸밖으로만 흘러 다녔다
인간적인 빛은 욕망의 침대에서 불탔다
가격파괴의 희망은 절망을 키웠으며
현실을 포기하기에는 서른의 나이는 너무나 젊었다
불길한 저녁노을이 나뭇가지 사이를
빠져나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