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웅 / 1969년생 / 플랜트 배관공
숯가마에 엄마를 모시고 갔다 아버지는 뜨거운 거 싫어한다며 끝내 가지 않았다 어쩜 저렇게 밉상인지, 당신 싫어도 함께 가주면 엄마 맘이 좀 더 편할 텐데 ..., 정말 자기 밖에 모른다
암환자는 무조건 몸을 따뜻하게 해 줘야 한다 숯가마 안에서 흥건하게 땀을 빼고 나온 엄마의 이쁜 발도 주물러 드리고 다리도 안마해 줬다 한 결 가벼워진 엄마 몸에서 두런두런 많은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왔다
“네 아버지 좋을 때는 좋은데 자기 뜻대로 안되면 성질내고 고함치고 꼭 불한당 같다”고 말했다. 난 엄마의 이야기를 받아서 “불한당 조씨네”라고 말해줬다. 엄마는 한참을 깔깔깔 소리 내어 웃었다. 난 엄마의 웃음을 따라 “불한당 조씨, 불한당 조씨”라고 추임새를 넣어줬다 엄마는 “이 마안놈 아버지에게 못하는 소리가 없네”라며 “넘 한테는 하지 말고 나랑 있을 때만 하자”며 또 다시 깔깔깔 웃었다
2014년3월1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