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웅 / 1969년생 / 플랜트 배관공
쌍용차 희망텐트촌에 첫눈이 내린다
저 첫눈은 이 세상 밖
죽음의 첫 번째 자리로부터 왔을 것이다
하필이면 이 내전의 땅에 와서
아주 작정한 듯
평등하게 내린다
소복소복
소복
소복
쌓인다
이기는 것만이 중요한 건 아니다
더욱 절박한 건
자본주의와 타협하지 않는 삶을 사는 거다
그렇게 떼 지어 일어서는 인간의 마음 빛을 켜는 일이다
난 첫눈 위에 찍한 저 첫 번째 발자국이
죽음마저 품는 거친 사내들의 뜨거운 눈물임을 안다
이제 저 발자국을 따라
급진적이고 더욱 근본적인 치유의 시간이 오리니
세상의 뿌리까지 달라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