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웅 / 1969년생 / 플랜트 배관공
노동자 연맹 위원장은
정부의 정리해고 도입을 저지하기 위해
사무실로 들어가고 있다
연맹 조합원들의 타는 눈빛이
등줄기의 땀으로 흘러내린다
눈앞의 정부측 대표자는
꿈쩍도 안 한다
총파업으로 협박을 해도
꿈쩍도 안 한다
노동자 연맹 위원장은
이마의 땀을 훔친다
정부측 대표자는
이 기회를 결코 놓치는 법이 없다
노동조합의 합법적인 정치활동을 보장해 주는 대가로
정리해고 법제화를 이끌어낸다
노동자 연맹 위원장은
정부측 대표자의 식사 약속을
거절하지 못한다
저녁 한 끼로 보장된 자리
조합원들의 타는 눈빛이
등줄기의 땀으로 흘러내린다
노동자 연맹 위원장은
정부측 대표자의 긴 그림자로
자신을 둘러치고 있다
저녁 한 끼로 보장된 자리
조합원들의 타는 눈빛은
그래도 견딜 만한 것이다
노동자 연맹 위원장은
이마의 땀을 닦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