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웅 / 1969년생 / 플랜트 배관공
한국노총에서 민주노총으로
상급단체를 변경 한 지
채 3년이 되지 않은
연맹 사업장 정기대의원 대회
깨끗하게 작업복을 갈아입은 조합원들을 사이에 두고
민주노총, 금속연맹, 금속노조 본부장들
각 단사 위원장들
민주노동당 총선 후보가 좌측으로 앉아있고
우측으로는 사업장 대표이사와 중역들이 앉아 있다
단결투쟁가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노사화합상 시상식이 진행 된다
사업장 대표이사가 조끼를 입은 조합원들에게
노사화합에 기여한 지대한 공로를 취하하고 있다
좌측에서 박수소리가 울려 퍼진다
우측에서 박수소리가 울려 퍼진다
무재해 목표 달성 시간 30만 시간
조합원들이 골병들고 있다
국회 앞에서 백 번 시위하는 것보다
국회의원 한 명이 났다는
총선 공약 앞에 합법적으로
합법적으로
노동자들의 정리해고 기준이 마련되고 있다
좌측에서 박수소리가 울려 퍼진다
우측에서 박수소리가 울려 퍼진다
대의원대회가 끝나자마자 조합원들은 서둘러
식당 앞에 길게 줄을 선다
내외빈들은 노동조합이 미리 준비한 귀빈 식당으로 간다
길게 늘어선 조합원들의 얼굴빛이 젖은 작업복처럼 피곤하다
저 젖은 눈빛에 가 닿지 못하고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허용하고 있다
결코 화해할 수 없는 경계선이 무너지고 있다